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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olo Exhibition

Lullaby For Blin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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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olo Exhibition

24 May - 24 July . 2016


Entry Work

Lullaby For Blind          Lullaby For Blind -2          Lullaby For Blind -3          Lullaby For Blind -4

Lullaby For Blind -5          Lullaby For Blind -6          Lullaby For Blind -7          Lullaby For Blind -8

Lullaby For Blind -9          Lullaby For Blind -10          Lullaby For Blind -11



Three Scribbles For ‘Lullaby For Blind’ 3/3



flow flow          blindinglight          emerge          A Rainpool          Lying In The Forest, Smelled Of Light



ash          raindro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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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ex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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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아나는 너를 잡아두다


장재혁의 작품은 꽃을 피워 날아갈 것 같은 작은 요정을 닮았다. 하지만 작가는 날아가는 요정을 붙잡아 두기 위해 곳곳에 작가만의 장치를 설치해 두었다. 하지만 떠날 수 있게 발을 바닥(좌대)에 고정해 두지는 않았다. 이렇게 작가의 두 가지 마음이 한 개의 작품 속에서 갈등한다. 장재혁의 작품은 아름다워서 다가가게 만들다가도 다시 무서움에 물러나게 하는 묘함을 가진다. 소유할 수 있지만 소유할 수 없고, 만지고 싶지만 쉽게 손을 델 수 없는 가시를 닮았다.


하나의 음, 하나의 조용한 박자 & 하나의 색, 하나의 신중한 터치


배려 깊고 세심한 손끝이 느껴지는 작품은 신중한 한번 한번 수십만의 신중한 작가의 손의 터치를 통해 탄생한다. 작업을 시작하면 하루에 한 두어 시간을 자는 것 이외에 다른 세계는 철저히 포기한 채 작가는 작업에 몰두한다. 장재혁이 즐겨 듣는 음악은 ‘3개의 음’으로 곡을 만드는 아르보 페르트(Arvo Part, 작곡가, 1935- )의 연주로 이 작곡가의 생각과 작가가 작품을 대하는 태도가 사뭇 닮아 있다.
“나만 홀로 침묵과 더불어 존재한다. 오직 하나의 음만이 아름답게 연주될 때 그것만으로도 충분한 것 같은 느낌이 든다. 그것이 나의 목표이다. 나는 단 하나의 음으로도 아름다운 연주를 할 수 있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하나의 음, 또는 하나의 조용한 박자, 또는 하나의 소리 없는 순간들이 나를 만족 시켰다. 나는 아주 제한된 소재. 아주 기본적인 소재로 곡을 만들었다. 3화음으로 만든 3개의 음은 마치 종소리와 같았고 그래서 나는 이를 ‘종’이라고 부르기로 했다.“ - 작곡가 아르보 페르트 –

“하나 하나의 선택한 색과 터치에 책임을 느낍니다. 그래서 작품을 대할 때 더욱 신중해지거나 진지해지고, 스스로를 절제하곤 합니다.” –장재혁 작가 인터뷰에서


담다. All Things


장재혁은 하나의 표현대상에 양면의 세계를 함께 담아 버린다. 그 안에는 모든 것이 담겨 있다. 어둠과 밝음, 절망과 희망, 부패와 청렴, 부정과 긍정, 추함과 아름다움을 함께 놓는다. 이 극단의 것을 담는 방법은 ‘검은 잿빛과 빛의 색’, 그리고 ‘꽃의 아름다움과 대비되는 불균형적 신체 혹은 신체의 변형물’이다. 작가가 사용하는 검은 색은 사실 “눈을 감으면 보이는, 눈꺼풀에 의해 빛이 차단된 잿빛 검은색”이다. 눈을 감고 보이는 이면의 세계는 개인의 문제를 담은 세계일 수도 있고, 그룹, 사회, 나아가 국가와 종교, 서로 다른 사상에 대한 것일 수 있다.

작가가 눈을 감고 본 세상 안에는 개인의 비극과 우리가 사는 세상 고통이 보인다. 작가는 백혈병 아동병동 안에 지어지는 학교 디자인 설계를 위해 병원을 자주 찾은 적이 있었다. 디자인 작업을 하면서 작가가 아침마다 들은 소리는 다름아닌 골수 주사를 맞는 아이들의 비명 소리였다. 한가롭게 인터뷰가 진행되는 봄날에 같은 도시 안 한 병원에서는 삶의 고통 속을 헤매는 아이들의 소리가 들릴 지 모른다고 했고, 연이어 작가는 티베트의 자유를 위해 국제사회에 관심을 불러일으킬 무언가로 스스로의 죽음을 자처한 티베트 국민들의 투쟁이야기도 들려 주었다. 티베트의 자유독립을 외치며 소신공양(자기 몸을 태워 부처 앞에 바침)하는 승려는 잠정적으로 2009년~2011년 사이에 30여명이상 분신자살을 하였고 일반인까지 그 수가 확대되고 있다고 한다. 이런 상황을 직간접적으로 목격한 작가는 검은색을 통해 발견한 문제를 사람들에게 표출하고 주장하기 보다는 각자의 생각과 위치에서 스스로 바라다 보기를 원하는 듯하다.


생각의 참여를 촉구하고, 그 촉구하는 마음을 빚는다.


장재혁 작가는 자신의 경험으로 시작했지만 주변의 문제, 더 넓게는 동시대 세계에서 일어나고 있는 크고 작은 문제를 한번쯤은 진지하게 생각해보길 바란다. 행동의 촉구보다는 생각의 촉구를 하고 있는 셈이다. 이는 마치 요셉 보이즈가 '7,000 떡갈나무' 라는 프로젝트를 통해 사람들에게 7,000개의 떡갈나무를 나눠 주고 심으라고 했던 작품을 떠올리게 한다. 심어진 나무 옆에는 한 개의 영속성을 대표하는 오브제인 돌이 함께 놓여진다. 보이즈의 떡갈나무 심기는 “예술작품으로서의 사회(social sculpture – society as artwork)’를 보여주는 퍼포먼스로 이 작품을 통해서 ‘심기’ 행위를 통해 우리 모두가 참여하고 소통하며, 예술을 통해 함께 사회에 참여하고 변화시킬 수 있다는 생각을 심어준다. 두 작가가 가진 의미는 다른 방향일 수 있으나 “생각의 참여”를 불러 일으키고자 한 마음은 같지 않을까.


장재혁의 평면회화


장재혁은 조소뿐만 아니라 평면작업에서 못다 표현한 감정을 분출시킨다. 조소 작업이 꼼꼼하고 세밀한 부분이 있고 작업 과정이 오랜 시간 집중해야 하다 보니 작가도 모르는 답답함을 풀어낼 대상이 필요했다. 그 대상은 페인팅으로 과감한 붓 놀림과 소재로 거칠고 다듬어 지지 않은 감정들을 던져낸다. 작가의 '빗방울 rain drop' 작품은 빗방울이 튀어 오르는 모습을 다양한 사람의 형상으로 그려 냈다. 이 모습은 사회에서 발생하는 문제를 해결하려고 노력하는 사람들의 모습(티벳 승려 등)을 잔혹하게 표현하기 보다는 ‘빛나는 이미지’로 표현하기 위해 빗방울이 고인 물에 부딪혀 다시 튀어 오르는 순간을 포착한 것이다. “비가 부스스 내리는 어느 날 창 밖을 보다가 바닥에 고인 물에 빗방울이 부딪히는 흔적을 발견했지만 공기 중에 비는 눈에 보이지 않고, 길을 걷는 어떤 사람의 모습이 바닥에 비칠 때, 순간적으로 비가 내리는 것이 아닌 바닥에서 저 사람을 주변으로 오르고 있다고 생각했고, 그 모습을 그려내 보이고 싶다고 생각 하게 되었습니다. “ –장재혁의 작가 노트 중 -

장재혁 작가는 순수한 감정의 소유자이다. 그리고 이 때묻지 않은 감정으로 더 넓은 세상에 귀 기울이고 싶어 한다. 하고 싶은 것이 많기 보다는 아주 천천히 그리고 신중하게 한발 한발을 내 딛는다. 장재혁의 보폭의 속도는 더딜지 모르나 그 너비는 크고 길며, 방향은 정확해 보인다.



이슬기 . Seul Ki Lee
Director



Publicat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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